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는 4일 “민주당에 요청한다. 하루 빨리 방송통신위원회가 5명의 상임위원을 구성할 수 있도록 민주당 몫을 추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된 후 “민주당이 나머지 2명을 추천한다면 가장 빠른 시일 안에 5명이 구성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민주당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작년부터 (위원) 추천을 안하고 있다. 저는 작년 8월 국민의힘 몫으로 추천됐지만 (민주당이) 국회에서 표결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비판하는 2인 체제는 민주당이 만든 것이다. 제가 그 증인이다. 정해진 절차에 따라서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저의 경험에 따라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고 통신이라는 날개를 달아 K 콘텐츠가 전 세계에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중동 전문기자’이자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 타이틀을 지닌 언론인 출신으로, 2012년 김재철 MBC 사장에 반대하는 파업을 주도한 측에 의해 MBC기자협회에서 제명됐다. 이후 보도본부장을 거쳐, 2015년 대전MBC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에서 10명의 해임 협의 대상자 명단에 올랐고 2018년 1월 대전MBC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후 2021년 8월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 언론특보로 합류했고, 지난해 8월에는 여당 몫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추천됐다가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의 사퇴로 이번에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후보자는 이날 “무거운 마음으로 자리에 섰다”며 이동관·김홍일 등 전 위원장들이 중도 사퇴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 후보자는 “전임 위원장 두 분이 어떠한 불법이나 해를 가하지 않았음에도 정치적인 탄핵 앞에서 방송통신의 업무가 중단될 수 있다는 이유로 떠나신 분들”이라면서 “탄핵을 한 정당은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음성이 100% 정확하게 들리지 않으면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이 기본 원칙이고, 청담동 술자리와 관련된 보도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다면 이런 가짜 허위 기사들이 가능했겠나”라면서 “30년 넘게 방송에서 일했던 방송인으로, 취재를 위해 목숨을 걸기도 했다. 그런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은 노동권력, 노동단체로부터도 독립해야한다”며 “공영방송과 공영언론 다수 구성원들이 권력에서 벗어나는 것에 설득력을 가지려면 노동권력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조만간, MBC, KBS, EBS 공영방송 이사 임기 끝나니 마땅히 새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 그대로 유지할 이유는 없다”면서 “방통위가 5명 상임위원으로 구성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정수장학회 지분매각 논의, MBC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는 “지분매각이나 민영화 관련은 내부 구성원과 주주들, 당사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자는 “MBC의 경우 방송문화진흥회가 70% 대주주라 설사 정수장학회가 30% 지분매각 해도 민영화를 당장 할 수는 없다. 대주주의 승인 있어야하고 구성원 내부의 논의도 필요해서 정수장학회 지분매각은 민영화와 연관이 없다”고 했다.
또 “편향성이나 자격을 말씀하시는데, 저는 30년 넘게 방송현장에서 일했던 전직 방송인이고, 떳떳하게 정치적 중립 지켰다고 말씀드린다”면서 “기사와 취재를 위해 목숨 걸었던 사람으로, 방송 기자로 자랑스럽다. 제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해서 정치활동을 한 건 사실이나 방통위원장에 임명된다면 그 직에 맞는 중립성을 가지고 한국의 공영방송 발전, 통신 산업 발전, 글로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