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0.2%로 글로벌 완성차 1위…현대차·기아, 올 744만대 판다

영업이익률 10.2%로 글로벌 완성차 1위…현대차·기아, 올 744만대 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27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로 독일의 폭스바겐과 미국의 제너널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압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와 고금리에 따른 수요 둔화에도 고수익 차종 중심의 믹스 전략과 북미·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5조 1269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62조 6636억 원으로 14.4%, 순이익은 12조 2723억 원으로 53.7% 증가했다.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이 10조 원은 물론 15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연간 매출 160조 원 돌파 역시 신기록이다.

기아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022년 대비 15.3% 늘어난 99조 8084억 원, 영업이익은 60.5% 증가한 11조 6079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대인 2022년(매출 86조 5590억 원·영업이익 7조 2331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두 회사의 합산 매출액은 262조 4720억 원, 영업이익은 26조 7348억 원에 달했다. 차를 팔아 하루 평균 731억 원씩 벌어들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에서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이 한 해 동안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인데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회계연도가 다른 일본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브랜드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현대차·기아가 유일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8%, GM은 6.5%, 포드는 4.4%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를 제외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회사들이 연간 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4분기 판매량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9월 말 기준으로 1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현대차·기아의 최대 실적에는 판매 대수 증가에 더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용차량(RV)과 제네시스, 친환경차 등 고수익 모델을 중심으로 한 믹스(차량용 구성 비율) 개선이 큰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보다 6.4% 증가한 421만 6898대를 팔았다. 제네시스의 SUV인 GV60·GV70·GV80을 더하면 SUV 판매 비중은 57.1%로 60%에 육박한다.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판매 비중은 5.3%를 기록했다. 기아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RV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바꾼 것이 주효했다. 기아는 지난해 전년보다 6.4% 증가한 308만 7384대를 판매했다. 판매 차량 10대 중 7대가 RV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출시한 것도 최대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기차(EV)·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으로 이뤄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37.2% 증가한 69만 5000대를 판매했다. 기아도 친환경차 부문에서 전년 대비 18.2% 증가한 57만 60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량 또한 늘렸다. 양 사의 합산 판매량은 744만 대로 전년보다 14만 대 높여 잡았다. SUV와 전기차·하이브리드 등 고수익 차종 중심으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6월부터 EV3·EV4·EV5 등 대중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친환경차 브랜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글로벌 수요 위축과 환율 변동성 등 여러 대외 경영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믹스 개선과 원가 혁신을 통해 연간 목표 달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시가총액 국내 1위인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세계 전기차 돌풍의 핵인 테슬라보다 더 높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수익성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또 삼성전자와 함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SK하이닉스도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낭보를 전했다. 자동차와 반도체가 올해도 이 같은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경우 경제 회복의 속도는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25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결 기준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14.4% 증가한 162조6636억원, 영업이익은 54.0% 늘어난 15조126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4% 늘어난 수치다.

이는 직전 최대였던 2022년 매출(142조5275억원)과 영업익(9조8198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2.4%포인트 오른 9.3%로 집계됐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날 실적을 내놓은 기아의 지난해 매출은 9조9808억원, 영업이익은 11조6000억원이었다. 전년보다 매출은 15.3%, 영업이익은 60.5% 늘었다. 기아 역시 연간 기준으로 처음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11.6%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62조4720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2%다.

영업이익에서 ‘만년 1위’인 삼성전자(6조5400억원)을 제친 것은 물론, 영업이익률에서도 세계 전기차 열풍의 주역인 테슬라(8.2%)를 제쳤다. 테슬라의 작년 4분기 매출은 251억6700만달러(약 33조5224억원)였고,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7.6%)보단 소폭 높아졌지만, 전년 동기(16.0%)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배경으로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견조한 판매 성장세 속에 친환경차,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량 증가가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4분기부터 시작된 분기 적자 행진을 5분기만에 탈출했다. 분기 매출액도 11조30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4% 늘어나며 장기간 불황이 지속돼 왔던 반도체 산업의 반등을 기대하게 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7657억원, 영업손실 7조62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8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으나 4분기 흑자 전환으로 손실 규모가 소폭 줄었다.